[배건일의 걷다보니 83회] 오대산국립공원, 진고개~비로봉~상원사

  • 등록 2026.02.0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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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의 추위 속, 험준한 능선을 걷는다.

 

[경기남부뉴스 김정옥 기자] 2월 7일 토요일 오전 9시 45분, 오대산국립공원 진고개에 산악회 버스(31인)가 도착했다. 어제부터 다시 기온이 뚝 떨어져 이날 아침 기온은 -10도다. 진고개에서 오른쪽은 노인봉과 소금강계곡, 대관령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이고, 왼쪽은 오대산 정상 비로봉으로 향하는 길이다. 비로봉을 향해 발길을 옮기기 위해 다섯 명이 버스에서 내렸다.

 

순간, 속으로 ‘어… 이건 뭐지?’ 하는 생각을 하며 등산준비를 마치고, 오전 9시 57분 가파른 동대산을 향해 발걸음을 내디뎠다. 동대산(1,433m)에 오르니 눈이 제법 쌓여 있었다. 올라온 만큼 다시 내려가는 길이 이어졌다. 한참을 내려오니 평지가 나타나 다리가 한결 편해졌고, 차돌백이(석암)에서 한 여성 등산객을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같은 산악회 버스를 타고 온 일행이었다. 코스가 어떻게 되느냐고 묻자 정코스 종주를 한다고 한다. “저도요.” 하며 같은 길동무하면 어떻게냐라며 물으니, 좋다! 하여 그렇게 동행이 시작되었다.

 

오늘의 두 번째 난관, 백두대간의 두로봉(1,421m)을 힘겹게 올랐다. 잠시 숨을 고른 뒤 두로령까지는 아주 편안하게 내려왔다. 그러나 두로령에서 상왕봉으로 오르는 구간은 이날 산행 중 가장 험한 난코스였다. 무릎 높이까지 쌓인 눈 위를 헤치며 오르는 길은 너무도 힘들어 포기하고 내려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뒤를 돌아보니 함께 오르던 여성분의 표정에서도 같은 고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 순간, 힘들지만 앞으로 나아가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땀을 뻘뻘 흘리며 가파른 길과 깊은 눈을 헤치고, 어렵고 힘들게 마침내 능선에 올랐다.

 

“해냈다.”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능선 위에서 서로 숨을 고르고 상왕봉 밑단에 이르러 둘이 상의 한다. 여기서 임도를 따라 주차장으로 내려갈 수도 있고, 정상을 찍고 하산할 수도 있다. 선택을 묻자 여성분은 힘들지만 정상으로 가면 시간 안에 내려올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마지막 상왕봉만 넘기면 이후는 거의 평지에 가까워 걷기 편하다고 설명하며, 마지막 가파른 구간을 향해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상왕봉(1,491m)에 오르자 탁 트인 전경이 펼쳐졌다. 좌우로 펼쳐진 수많은 산들과 산그리메를 바라보며, 마침내 오대산 정상 비로봉(1,563m), 우리나라에서 여덟 번째로 높은 산에 도착했다. 잠시 쉰 뒤 시계를 보니 오후 3시 30분. 지금 하산하면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오후 4시 30분, 20km를 6시간 33분에 걸어 안전하게 도착했다. 탈복을 하니 바람막이 안쪽 마감재에서 땀물이 떨어지고 옷은 모두 축축해져 있다. 맨 마지막으로 버스에 오르자 산악대장이 종주 완등한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다. 나와 동행했던 여성분, 둘이 손을 들었고, 주변을 둘러보니 우리 둘뿐이었다. 축하의 박수가 이어졌다. 오후 4시 40분 서울로 출발해 사당역에서 수원행 버스로 갈아타고 밤 8시 40분, 집에 도착했다.

 

 

오대산 종주 산행에서 생각지도 못한 동행자를 만나 함께 걸었다. 다른 계절과 다르게 겨울산행은 더 많이 힘든데 어려운 순간마다 서로 격려하며 같은 방향, 같은 목표로 나아가는 시간이 참 좋았고 감사했다. 혼자였다면 아마 우회로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싶을 만큼 힘든 산행이었다. 2년 전부터 꿈꾸던 산행을 마침내 이루었다. 오대산 상원탐방지원센터부터 진고개–선자령–대관령 구간까지, 시간의 간격은 있었지만 하나씩 걸어올 수 있어 감사했다. 다음 기회엔 1박 2일로 다시 도전해 보고자 한다.

김정옥 기자 kgnamb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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