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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온서의 시선

[박온서의 시선 15회] 우리를 잊지 말아 달라던 그 오월을 기억한다.

 

 

광주 민주항쟁 46주년을 맞으며

국민을 무릎 꿇렸던 군홧발 권력을 생각한다. 망각은 또 다른 학살의 시작이라고 누군가 이야기 했던가? 80년 오월 광주학살을 망각하는데 우리 모두는 공범자 이다.

우리는 너무 빨리 우리 자신을 용서하고 잊고 있지는 않은지 묻는다. 해마다 기념식은, 정치인들의 광주를 찾는 발걸음은 요란한데 제 나라 국미의 피를 밟고 일어선 쿠데타 세력을 미화다 못해 민주주의를 위한 피의 항쟁을, 그에 대한 무참한 살육을 부정하는 괴물을 만든 건 또 다른 우리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80년 오월 광주의 비극을 외면하고, 오늘 현실의 일상적 야만을 용인하는 순간, 광기의 시대는 다시 도래한단. 지난 12월 3일 밤이 그랬고, 엊그제 스타벅스 대기업의 저급한 장사치의 마케팅을 가장한 5,18 민주항쟁 기념일에 대한 조롱과 폄하가 그랬다.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불법계엄과 내란을 옹호하고 동조하는 세력에 대한 단죄가 이루어지지 않는한 내란획책은 언제까지나 현재 진행형이다.

민주주의는 단지 시스템에 의해 지켜지지 않는다. 한 밤중의 불법계엄 선포와 무장군인의 국회 침탈에 맞선 것은 시민들이었다. 시간이 흘러도 변치않는 사실은 옳지않은 것을 보았을 때 작은 사람들의 큰 용기로 이 사회는 앞으로 나아가고 진보할 수 있었다.

 

 

“시민 여러분! 지금 계엄군이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형제, 우리 자매들이 계엄군의 총칼에 숨져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계엄군과 끝까지 싸웁시다. 우리는 광주를 사수할 것입니다. 우리는 최후까지 싸울 것입니다. 우리를 잊지 말아 주십시오.”

 

 

1980년 5월27일 새벽 2시가 지나 스무살 가량의 여학생이 도청 내 방송실에서 최후의 방송을 시작하였고, 그녀가 토해내는 애절한 호소는 도청 옥상에 설치된 대형 스피커를 통해 심야의 광주시 전역에 울려퍼졌다. 방송은 계엄군의 단전 조치로 갑자기 중단되었으나, 그녀의 애절한 부르짖음은 그 후 오랫동안 광주 시민들의 뇌리를 떠나지 않고 기억 속에 남아있게 된다.

46년이 지났다. 이제 오월이 가고 유월이 온다. 계절은 어김없이 오고 그 계절 속에 꽃이 피고 꽃이 진다. 1980년 5월, 저 목련보다 더 희고 순결했던 사람들...

제발 잊지 말아 달라던 그 오월을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