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뉴스 김정옥 기자] 17일 제헌절, 휴일을 맞아 다시 배낭을 멨다. 광우종주, 광수종주에 이어 이번엔 '광칠종주'다. 광교산에서 시작해 칠보산까지 다섯 개의 산을 하루에 넘는, 이름 그대로 '1일 5산'의 여정이었다.
오전 8시 10분, 광교산 등산로 입구 반딧불이 화장실에서 출발했다. 공휴일이라 그런지 등산로는 이미 사람들로 붐볐고, 첫 봉우리인 형제봉에도 많은 등산객이 오르내리고 있었다. 오르는 내내 땀이 흘렀다. 등산가방 옆구리에 챙겨 넣은 얼음물은 어느새 녹아 흘러내리며 등산바지를 적셨지만, 그것마저 여름 산행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형제봉을 내려와 다시 종루봉(비로봉)으로 향했다. 내려간 만큼 다시 가파르게 올라야 하는 구간이라 체감하는 힘겨움은 두 배가 되었다. 날씨는 점점 뜨거워지고 숨은 더 가팔라졌다. 비로봉에 오르는 순간 다리에서 힘이 빠지기 시작했지만, 속도를 늦추며 광교산 정상인 시루봉(582m)에 닿았다.
정상에서는 낯선 반가움도 있었다. 유럽에서 온 여성 두 명을 광교산 산행길에서 마주친 것이다. 이 산에서 외국인 산행객을 만난 것이 새삼 신기하게 다가왔다.
다음 목적지인 백운산(567m)에 도착해 얼음물 한 모금으로 숨을 골랐다. 이후 오메기고개로 향하는 급경사 하강 구간을 지나, 고개를 넘자마자 다시 모락산(385m)을 향한 오르막이 시작됐다.
모락산은 크지 않지만 아기자기한 매력을 지닌 산이었다. 약수터에서 머리를 감고 얼굴을 씻으며 더위를 잠시 씻어냈다. 정상에서는 왼편으로 수리산, 오른편으로 관악산의 능선을 바라보며 준비해 간 햄버거로 점심을 대신했다. 짧은 휴식 후 의왕 톨게이트를 지나 지지대고개까지 올랐고, 북수원IC 방향 지지대비 입구로 들어섰다. 길은 평탄했지만 숲속의 후덥지근한 공기는 온몸에서 열기를 뿜어내게 했다.
망치봉 아래 갈림길의 벤치에 앉아 더위를 식히며 행동식을 챙겨 먹었다. 망치봉을 지나 장고개구름다리를 건너 덕성산(160m)에 도착했을 때, 마음속에서 작은 갈등이 일었다.
무더위와 지친 몸을 이유로 성균관대역에서 산행을 마치고 버스로 귀가할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하지만 여기까지 걸어온 거리를 떠올리며 '남은 10km, 끝까지 가자'는 의지가 앞섰다. 결국 부곡체육공원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덕성산 약수터에서 머리와 얼굴, 목과 몸에 물을 끼얹으며 열기를 가라앉혔다. 왕송호수 남단 길을 지나 수원 당수동으로 들어서니, 마지막 목적지인 칠보산 약수터가 눈에 들어왔다. 뜨겁게 달아오른 등산화는 시에서 마련해 둔 에어건으로 먼지와 열기를 함께 털어냈고, 다시 머리와 얼굴을 씻은 뒤 마지막 산행을 시작했다.
제1봉을 지나 칠보산 정상(239m)에 도착했다. 온몸에 열이 오른 채로 남은 물을 머리와 몸에 부으며 오후 6시 51분, 산행을 마무리했다.
광교산 · 백운산 · 모락산 · 덕성산 · 칠보산 — 1일 5산, 37km
이번 광칠종주는 37km, 10시간 37분의 여정이었다. 예상했던 시간보다 오래 걸렸지만, 무더운 여름날 이 길을 완주한 스스로에게 칭찬과 위로를 건넸다. 집으로 돌아와 얼음팩을 발과 종아리, 허벅지에 대며 지친 몸의 열을 식혔다.
그리고 다음 날, 다시 광교저수지 한 바퀴와 칠보산 산행으로 발걸음을 이어갔다.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고, 걷는 사람의 의지만이 길을 완성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 하루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