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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청소년성문화센터, 존중의 문화와 삶의 태도를 배우는 현장 - 청소년 스스로 가치를 배우는 곳
  • 기사등록 202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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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7살 아들과 함께 도서관 어린이 코너에 가면 성교육과 관련된 책을 제법 많이 볼 수 있다책뿐 아니라 미디어 교육교육 기관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프로그램 등 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넓어졌다그러나 여전히 뉴스에는 성범죄 소식이 자주 등장하고미혼모나 고아의 증가책임감이 결여된 저연령층의 성관계 등 심각한 문제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존중 ‘관계의 태도를 배우는 교육을 중심에 두고 묵묵히 소신을 지켜온 곳이 있다바로 수원청소년성문화센터다이곳은 지난 10여 년간 청소년과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올바른 성문화를 확산하며 건강한 성장을 돕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왔다.
경기남부뉴스는 수원청소년성문화센터 김은영 센터장을만나 청소년 성문화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과제그리고 꿈꾸는 미래를 들어보았다그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전문화된성교육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졌고그 중요성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수원청소년성문화센터 김은영 센터장

성교육은 지식  아니라 기본적 권리 배우는 

많은 사람들이 성교육을 단순히 피임이나 성병 예방, 성폭력 방지를 위한 교육 정도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성은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이자 삶의 태도와 깊이 맞닿아 있다.
김은영 센터장은 성교육의 본질을 이렇게설명했다.
“청소년들은 인터넷과 SNS를 통해 이미 방대한 양의 성 정보를 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정보가 곧바로올바른 가치관으로 이어지지는 않아요. 센터의 역할은 정답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자기결정권을 존중받는 경험을 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수원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는 단순한 강의식 수업을 넘어청소년이 함께 토론하고 체험할 수 있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친구들과 함께 ‘consent(동의)’의 의미를 탐구하고, 일상 속에서 성평등을 실천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활동이 대표적이다.
김 센터장은 “성교육은 곧 관계의 교육입니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나를 존중하는 태도를 배우는 것이야말로 성교육의 핵심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유아부터 성인까지세분화된 프로그램에 매우 공감해

수원청소년성문화센터의 교육 대상은 청소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유아와 초등 저학년부터 고등학생, 대학생, 교사, 학부모까지 세분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해 각 발달 단계에 맞는 성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초등저학년은 ‘내 몸의 소중함’과 ‘좋은 접촉·싫은 접촉’을 구분하는 기본 개념을 배우고, 청소년기는 자기결정권·성적주체성·디지털 성범죄 예방 교육에 초점을 맞춘다.
최근에는 디지털 환경에서의 성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디지털 성착취 예방 교육’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했다.
김 센터장은 “10대가 가장 많이 활동하는 공간이온라인이 된 만큼, 성교육도 시대의 변화를 반영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센터의 또 다른 강점은 ‘찾아가는 성교육’이다. 학교, 청소년 수련관, 지역아동센터 등 현장을 직접 찾아가 매년 2만명 이상의 시민을 만난다.
성교육은 특별한 교실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생활하는 공간에서 함께이야기할 때 훨씬 자연스럽고 효과적이라는 것이 김 센터장의 설명이다.
또한 센터는 성교육 체험관을 운영해학생들이 직접 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눈으로 보고, 몸으로 참여하며 배운 지식은 오래 남는다는 것이현장의 반응이다.


수원청소년문화센터 김은영 센터장양육자 역할 매우 중요, ‘세이베울레오 프로그램 탄생

학생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가정에서 양육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많은 부모가 국·영·수에는 높은관심과 지식을 갖고 있지만, 성교육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고 관련 지식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아이들뿐 아니라양육자를 위한 성교육 역시 중요하고 시급하다. 이를 위해 센터에서는 양육자 대상 연수를 정기적으로 진행해, 가정과 학교 현장에서 같은 언어로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세이베울레오’ 프로그램을 통해 상·하반기에 양육자를대상으로 한 교육을 운영하며, 양육자들은 자녀와 건강하게 소통하고 성교육을 단순한 금기나 위험이 아닌 ‘삶의기술’로 이해하도록 배운다. 또한 개별 상담이나 집단 소통 시간도 제공해 실제 사례와 고민을 나누고, 서로의경험을 공유하며 올바른 성교육 방향을 함께 찾아간다.

 

청소년 자원활동가메시지와 콘텐츠 제작에 적극 참여 

센터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청소년의 주체적 참여다. 단순히 교육을 받는 데서 그치지 않고, 또래 교육자나캠페이너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청소년 자원활동가들은 프로그램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성평등메시지를 제작하거나, 또래 친구들에게 성교육 콘텐츠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김 센터장은 “청소년이 직접 만든메시지는 무엇보다 강력합니다. 친구들의 목소리가 친구들에게 더 진하게 와닿죠.”라고 말했다.
실제로 청소년활동가들이 만든 캠페인은 매년 지역 축제와 연계되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수원청소년성문화센터 프로그램실매년 2 명의 청소년과 시민 

부족한 예산  아쉬움

인터뷰를 마친 뒤 프로그램실을 둘러보았다. 5개의 프로그램실에서는 ‘내 몸의 이해’, ‘탄생의 신비’, ‘사춘기’, ‘디지털 성폭력 예방교육’, ‘경계 존중’, ‘연애’, ‘미디어 리터러시’, ‘성평등’ 등 다양한 주제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있었다.
직접 참여하며 배우는 구체적인 프로그램이어서 교육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가 되었다. 하지만 교육자료들이 노후하고, 사진 자료도 오래되어 아쉬움이 느껴졌다.


수원청소년성문화센터는 매년 2만 명이 넘는 청소년과 시민을 만나며 다양한 교육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성교육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커지면서, 더 많은 프로그램과 인력이 필요해 보인다.
김은영 센터장은 “찾아오는 요청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청소년 성교육의 필요성을 사회가 인식하고있다는 뜻이죠. 하지만 지원받는 예산 규모는 한정적이라 아쉬움이 남습니다.” 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특히 디지털 성범죄 예방이나 청소년 참여형 프로그램 등 새롭게 요구되는 교육을 확장하려면 더 폭넓은 협력과지원이 필요하다며 청소년 성문화 교육은 미래 세대를 지키는 사회적 투자이자 함께 만들어가야 할 과제라고덧붙였다.

 

수원청소년성문화센터 김은영 센터장은 앞으로의 비전은 ‘성교육은 모두의 권리’라는 문구 아래 비장애 청소년뿐 아니라 발달장애 청소년, 그리고 가정 밖, 학교 밖 청소년도 권리로서의 성교육을 받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올해 11월 11일 11주년 행사의 주제이기도 하다. 그리고 성문화센터는 청소년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고 부모, 교사, 지역사회 모두가 함께할 때 건강한 성문화가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청소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덧붙였다.
“성은 부끄럽거나 감추어야 할 것이 아닙니다. 나를 존중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배워가는 삶의 한 부분입니다. 수원청소년성문화센터는 앞으로도 청소년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존중의 문화를 넓혀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센터를 돌아보면서, 청소년들이 어려움과 혼란 속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사실이큰 위안이 되었다. 다만, 그 위안도 청소년들이 직접 밝은 곳으로 나와 도움을 요청할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는 점이중요하다. 어두운 곳에서 일어나기 쉬운 성 관련 문제와 위험도, 혼자서 감내할 때는 더욱 깊어지지만, 센터처럼 열린공간으로 나오면 안전과 존중 속에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

아직 우리 사회는 성교육에 대해 보수적인 시선을 갖고 있지만, 수원청소년성문화센터처럼 청소년과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배우고 참여하는 성교육은 필수적이다. 앞으로 센터가 더 많은 지원과 관심속에서, 청소년들이 스스로 밝은 빛 속으로 나와 삶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성교육을 배우고 경험할 수있기를 기대한다. 존중과 안전을 바탕으로 한 성문화가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지탱하는 든든한 등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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