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물이 이 아이를 아프게 한다
한쪽에는 마실 수 없는 물을 짊어지고 걷는 아이가 있다.
그 물은 투명하지도, 깨끗하지도 않다. 그러나 아이에게 선택지는 없다. 살아남기 위해, 병이 될 것을 알면서도 물을 긷는다. 이 물은 아이를 살리지 않는다. 대신 천천히 망가뜨린다.
다른 한쪽에는 넘쳐나는 물의 세계가 있다.
비만한 남자는 바닥에 떨어진 생수병을 내려다본다. 물은 충분하지만, 그의 몸은 그것을 줍지 못할 만큼 이미 과잉에 잠식돼 있다. 이곳에서 물은 생존이 아니라 소비이고, 필요가 아니라 방치다.
이 두 장면은 물 부족의 현실을 감성으로 호소하지 않는다.
오히려 잔인할 만큼 정확하게 말한다. 문제는 물의 양이 아니라, 물이 흘러가는 방향이라고. 누군가는 목숨을 걸고 물을 짊어지고, 누군가는 아무 대가 없이 물을 버린다.
아이의 병든 몸과 남자의 무력한 몸은 결국 같은 질문을 향한다.
우리는 정말 물이 부족한 사회에 살고 있는가, 아니면 불평등을 정상으로 소비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