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뉴스 김정옥 기자] 2월 14일(토) 지리산국립공원 화반종주에 나섰다.
금요일 바쁜 일상을 마치고 늦게 귀가해 서둘러 등산 배낭을 꾸렸다. 이번 산행은 혼자가 아닌 막내동생과 함께하는 길이기에 준비물 하나하나를 더욱 꼼꼼히 챙겼다. 집을 나서 사당역으로 향했고, 밤 11시 15분 동생을 만나 산악회 버스에 올랐다.
새벽 3시, 화엄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해 등산 준비를 마친 뒤 헤드랜턴을 켜고 어둠을 가르며 첫 발을 내디뎠다. 랜턴 불빛에 의지해 묵묵히 걷다 보니 어느덧 코재에 닿았고, 가파른 오르막을 지나 무넹지에 도착했다. 힘겨운 구간 뒤에 이어진 평탄한 임도는 마치 보상처럼 느껴졌다. 천천히 걸으며 노고단대피소에서 잠시 숨을 고른 뒤 노고단고개에 올라 노고단을 향했다. 노고단에서 맞이한 여명은 장엄했고, 붉게 물든 하늘 아래에서 새로운 하루가 열리고 있었다.
다시 노고단고개로 내려와 반야봉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임걸령과 노루목을 지나 반야봉삼거리에 배낭을 내려두고, 가벼운 차림으로 반야봉을 올랐다. 숨을 고르며 정상에 서자, 떠오르는 일출과 함께 지나온 능선, 그리고 천왕봉 일대가 한눈에 들어왔다. 과거 사무실 동료들과 성삼재에서 출발해 중산리까지 종주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 이곳 반야봉에서 바라본 노고단과 장쾌한 풍경 속에서 환하게 웃으며 감탄을 나누던 순간이 생생히 되살아났다.
다시 반야봉삼거리로 내려와 배낭을 메고 삼도봉으로 향했다. 경남·전북·전남이 만나는 삼각점에서 동생과 함께 인증 사진을 남긴 뒤 화개재로 넘어갔다. 뱀사골과 목통골(화개)을 잇는 능선의 고개이자, ‘꽃이 활짝 핀 곳’이라는 뜻을 지닌 화개리에서 유래한 이름의 화개재는 예로부터 영남과 호남을 잇는 상인들의 교역로로 물물교환이 이루어지던 장소다. 탁 트인 전망 속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9km가 넘는 긴 하산길에 들어섰다.
겨울에만 만날 수 있는 장관도 이어졌다. 간장소, 단심폭포, 제승대, 병풍소, 병소, 무명교, 뱀사골계곡, 뱀소, 탁룡소, 요룡대에 이르는 긴 구간 곳곳에서 꽁꽁 얼어붙은 얼음폭포가 모습을 드러냈다. 흐르던 물줄기가 그대로 멈춰 선 듯한 풍경은 혹한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겨울 산의 또 다른 매력이었다.
뱀사골탐방지원센터를 지나 반선주차장에 도착하며 28.5km, 10시간 30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긴 종주를 젊은 동생과 함께 걸으며 그의 넘치는 체력과 꾸준한 페이스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아낌없이 자연을 내어주는 지리산의 품 안에서, 작고 낮은 마음을 되새기게 한 뜻깊은 산행으로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